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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Comment/Jun's Story

Jun's Job 이야기 06편 - 열심히 하더보니 무한 신뢰를 얻다!

by 식빵이 2010.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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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a가 떠난후 사람이 안오길래 "혹시 안 구하나?" 라고 생각했는데 일주일이 지났을 무렵 서랍에보니 이력서들이 많이들어있었다. "이제야 사람을 구하는건가?" 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그후에 많은 친구들이 Trial을 하러왔다.

보통은 Head Chef가 면접을보고 사람을 뽑는데 여긴 먼저 일하고있던 사람이 새로운 친구랑 Trial을 해보고 Head Chef(Sandra/산드라)한테 Trial 했던 친구가 어떤지 말해주면 그 평가를 토대로 결정하는 식이었다 -_-;

그래서 일을 시작한지 한달정도 밖에 안된 내가 새로운 친구들 Trial하는걸 보고 산드라한데 어떤지 알려줘야했다.
처음에는 일하는게 조금 느리고 눈치가 없어도 나쁘게 말하는게 그래서 "그냥 괜찮어"라고 말해줬는데 문제는 그다음에 생겼다. 내 말을 듣고 새로운 친구랑 같이 일을 해본 산드라가 하루 일하더니 새로온애가 좀 많이 느린거 같다고하면서 다른 애를 찾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_-;  그렇게 되면 난 다른 사람이 Trial을 하러오기까지는 또 3~4일을 기다려야했고 그러니다보니 내가 해야하는 일은 늘어날수 밖에 없었다. 거기디가 Trial도 다시해야했기때문에 그후로 느리면 "느리다"고, 일이 좀 많이 서투르면 "일하는게 좀 많이 서투르다"라고 솔직하게 말해줬다.


근데 적은 주급에 경력도 있고 괜찮는 사람 뽑는다는게 솔직히 말이 되나? -_-;  산드라도 몇번 퇴짜를 놓다 놓다 사람구하는게너무 오래 걸리자 나한테도 미안했는지 그냥 대충 사람을 뽑아서 썼다.  하지만 바쁜카페였고 마감때 해야하는일들이 많다보니 적응이 안된 애들은 산드라가 기대하는 마감시간(1시간 이내)보다 시간이 더 걸릴수 밖에 없었다. 식빵이도 처음에 그랬으니깐 그 마음 100번 이해하고도 남는다.T_T

마감은 마지막 디져트 서빙이 나간후 슈퍼바이져가 다 끝난다는 사인을주면 시작하는데 1시간안에 마감을 끝낸다는게 처음해보는 사람한테는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러니 보통 마감 끝내면 새벽 1시나 2시가 넘어갔고 다음날  산드라에게 "왜 그렇게 오래 걸렸냐?"는 추궁까지 당해야하니 대부분의 친구들은 몇일 일하다가  "자기 나라로 돌아가야한다","몸이 아프다"등등 핑계를 대고 떠나갔다. 

그래서 식빵이가 일하는 그 짧은 4개월동안 사람이 5번이나 바뀌는 상황이 연출되었었다. 그말인즉, 2주에 한번씩 새로운 사람들(2~3명)과 Trial 을해야했고 새로뽑은 애들이 일이 막 익숙해질려는 찰나에 떠나는 상황이 발생했기때문에 내가 해야하는 일의 양은 항상 2-3배 많아질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1주 2주지나니 점점 피로도 쌓이고 짜증도 몰려왔다.


거기다가 친절한 산드라의 배려(?)로 제일 바쁜 금요일이나 토요일 저녁에 새로운 친구랑 같이 Trial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게 식빵이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화려한 금요일, 토요일저녁에 쫙빼입은 손님들한테 눈길주기도 바쁜데(농담) Trial 하는 친구도 신경써야했고 혹시 새로운 친구가 실수한게 있으면 뒷수습은 물론 나한테 정해진 일도 끝내야 했기때문에 차라리 주말에는 혼자 일하는게 좋았다 -_-; 이런마음을 이해했는지 다른애들이 실수하면 화를 잘 내는 산드라였지만 내가 실수를 한건 그냥 웃어 넘기거나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_+

식빵이가 새로운 친구들하고 일할때는 막 일을 시작한 애들이니깐 만족하게 일을 할수 없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내가 처음에 일하러갔을때도 다른애들도 나를 저렇게 느꼈겠지"라고 좋게생각하는 편인데 Trial 온 친구들중에 진짜 진짜 답답할 정도로 일을 못하는 친구들과 마주하는 상황이오면 가슴속에 참(忍)을 인자 3개를 마음에 써가면서 참고 또 참아야했다. 거기다가 아무리 참을성이 많은 식빵이라도 이런친구랑 금요일이나 토요일날처럼 바쁜시간에 일하게 되면 고통의 시간을 넘어서 그건 재앙의 시간이었다.

물론 이곳에서 힘든 경험도 많았지만 나름대로 좋았던 추억도 많았다.
Dance Party Night(댄스 파티) 같은것도 구경할수 있었고 난 경험해보지도 못했던 고등학교 졸업파티인 Formal(포멀/미국과 캐나다에서는 프롬(prom) 이라고하죠?)을 2번이나 구경할수 있는기회도 있었다. 다들 고등학생들인데 드레스입고 보니 왜이리 성숙해들 보이던지 -_-; 난 20대 중반들인줄 알았다 ㅎㅎ

또하나는 피자 만들기의 기쁨 +_+

- Domed Stone Oven-
저 돌오븐 뒤쪽이 바로 식빵이가 일했던곳으로 Open Kitchen(공개된주방)이었지만 사람들이 잘 볼수 없던곳이었다. ^^


이 카페에서 유명했던 음식중 하나가 바로 피자!
그것도 그냥 피자가 아닌 전통적인 돌오븐을 이용해서 주문받고 바로 구워내는 즉석 피자이다. 초반에는 피자만드는 애들하고 친하지 않아서 좀 그랬지만 Anna 덕분에 피자 만드는애들하고 친해지게된후에는 먹고 싶을때 내가 직접피자를 구워먹을수 있었다. (물론 안 바쁠때만~) 그중에서 식빵이가 즐겨 만들었던건 일명 Half Seafood & Chicken으로 피자 반쪽에는 해물과 야채를 그리고 다른 반쪽에는 닭고기랑 야채를 왕창 올리고 Extra 치즈를 듬뿍넣은 얻은 피자였다. 내 마음대로 내가 만드니깐 양도 2배 맛도 2배였다 ㅋㅋ

그리고 달링하버에서 규모가 좀 있는 카페에 속하다보니 여기서 경험을 좀 쌓고 난후에 호텔 슈퍼바이져로 옮겨가는 애들이 좀 있었다.  하여튼 그렇게 4번째 친구가 떠나고 5번째로 Trial을 하는 친구들이 온다는 말을 들었을 무렵 지칠때로 지친 나는 이미 한달만 더하고 일을 그만 두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상황이었고 이번이 마지막 Trial이겠구나 생각했다.
근데 5번째 Trial중에 마지막 지원자가 오기전에 Sandra가 주방을 떠나면서 한마디 던지는게 아닌가~

"이번에 오는 사람은 한국사람야~ " -_-;

그렇게 한마디 남기고 바로 나가길래? 장난인가?라고 생각했는데 Trial 받으로 온 사람을 보니깐 정말 한국사람이 이었다.
Trial 하면서 몇마디 얘기를 나눴봤는데 이름은 Susan(수잔-영어이름)이고 나이는 19살이라고 했다.
그리고 학교는 내가 다녔던 ULTIMO 캠퍼스에서 내가 배운 과정을 똑같은 과정을 공부하고 있었다. 허허 이런 우연히 ^^
이렇게 같은곳에서 공부했던 사람을 만나면 얘기할수 있는 공통주제가 생겨서 그런지 왠지 쉽게 친해지는거 같다.
제빵제과쪽 일은 처음한다고 했는데도 먼저 Trial 왔던 친구들보다는 잘했고 낯선땅에서 나이도 어린친구가 공부하면서 일까지 할려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Trial이 끝난후 Sandra(산드라)한테 이 친구은
가 다른 애들보다 괜찮다고 말했고 같이 일해본 산드라 역시 이 친구를 마음에 들어하는거 같았다.  Trial 끝나고 첫 1주는 같이 일을했지만 그뒤에 일하는 날짜가 달라져서 일일하는곳에서 본적은 없다 하지만 이게 인연이되어서 그런지 지금은 호주에서 연락하고 지내는 다섯손가락(?)안에 드는 한국사람중에 한명이다.

이친구는 다행이 작년 겨울에 영주권 신청을 했다고하니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않을까 싶다.


식빵이가 일 시작할때는 겨울이었는데 날씨는 점점 여름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그러면서 카페에 손님들도 점점 늘어가고 일은 더 바뻐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2주정도 지나자 산드라가 할 얘기가 있다고 나를 따로 불렀다.  그리고 내가 영주권 받고 Full-time(풀타임)으로 일할수있으면 Pay를 $15 로 올려주기로 벌써 Boss랑 얘기를 해놨다고하면서 혹시 영주권 나오면 자기한테 바로 알려달라면서 사장이 다른곳에 카페를 하나 더 오픈(결론적으로 이 카페의 적자로 인해 사장은 쫄딱망하게 된다 T_T) 하는데 Pastry Team을 만들어서 운영하면 좋을꺼 같다고 제안하는게 아닌가~ 

하지만 Workplace V 모듈에서 필요한 시간도 다 채웠고 벌써 떠나기로 마음을 굳힌 상황이었기때문에 몇일지난후에 산드라한테 일을 그만둔다고 말을했다. 핑계삼아 아쉽지만 한국갔다가와서 멜번지역으로 가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T_T.
그러니깐 Sandra(산드라)가 자기가 아는 사람이 멜번에 있다고 하면서 필요하면 소개를 시켜준다고 하는게 아닌가. 헉스~
그러면서 Reference Letter까지 직접 써주었다. 다른곳에서 일 구할때 쓰라고 +_+

Reference란?
Reference는 일종의 신용보증인으로 호주에서는 일자리 구할때 매우 중요하다.
새로운곳에 이력서를 보내거나 면접을 보러 갈때 항상 물어보는게 바로 Reference로 전에 일했던곳에 매니져나 또는 사장이 편지를 써주거나 인터뷰전에 내가 이력서를 보낸 업체에서 전화를 했을때 내가 어떤사람이라고 말해준다.
그렇기 혹시 불편한 일로 인해서 일을 그만둘려고 마음 먹었더라도 마지막에 서로 얼굴 붉히며 헤어지는거보다는 서로 웃으면서 헤어지는게 다음일자리를 구할때 도움이된다.

이곳에서 산드라랑 일하면서 식빵이가 좋았던건 Sandra(산드라)가 정말 엄청 깨끗한 편이라는거다. 주방에 물기 하나 있는걸 못볼정도로 좀 유난하게 깔끔떠는 성격이라서 다른 애들은 진짜 힘들어 했지만 나 역시 깔끔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였기때문에 다른사람들처럼 스트레스 받기보다는 그런 깨끗함이 너무너무 편했다고 할까? 요리의 생명은 청결함이라고 믿는데 그걸 지키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

그리고 주인도 그만둔다는 소리를 듣고 오더니 "일 그만두면 어디로 갈꺼냐고?" 물어보길래 "멜번으로 갈 생각이다"라고 말하니깐 "거기 안좋은데 뭐하러가냐"고 그러는게 아닌가  -_-;


항상 떠날려고하면 잘해주게 사람의 마음이라는데 그러게 있을때 잘해주지!!.
식빵이가 칼을 뽑았으면 케익이라도 썰어야한다는 말 처럼 이미 떠나기로 결심한거 어찌하리.

그렇게 몇일후 또 다른 누군가 면접을 보러오기 시작하니 이번에는 내가 떠난다는게 감이 오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4개월이 식빵이한테는 정말 유용한 시간이었다.
Dessert(디져트)에 대해서 알게된것들도 많고 카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충감도 잡을수 있었다.
떠날때 피자 만드는  친구들하고 정이 많이 들어서 아쉬웠지만 ^^



끝내기전에 잠깐 잡담한마디할께요~ 파랑새라는 프로에서 어떤 성공한 요리사님에 대한 얘기를 다뤘더라고요.
제가 식빵이다보니 이 프로를 보면서 가슴에 와 닿는 말이 있어서 이렇게 적어봅니다.


한마디로 한분야에서 최고가 되기위해서는 적어도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는거죠. 1년 2년....5년하다가 난 안되는구나하고 포기하지말고 최소한 10년동안은 해봐야하지 않을까요? 달인이되는 그날까지~


그리고 위에 적힌 말은 극작가 버나드쇼의 묘비에 새겨진 문구라고 합니다.
어영부영하다가 완전 늦게 되니깐 그전에 뭔가하자는 뜻인거 같아요 ^^




To be continued...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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