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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Comment/Jun's Story

Jun's Job 이야기 1편 - 청소부의 길

by 식빵이 2009.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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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일자리 엄청 따지는것들이 호주가더니 청소부하고 농장에서 막노동한걸 자랑스럽게 적어 놓는다는 말을 누군가 컴플레인하듯이 나한테했던 기억이 난다.  어떻게 보면 수긍이 가는 말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씁쓸한 생각도 든다.난 사람들이 왈가불가하는게 싫어서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거의 얘기해본적이 없다.

누군가는 "식빵이 너 신비주의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특별히 자랑할만한것이 없고 오히려 좀 답답한 마음에 일에 대한 얘기는 잘 안하는 편이다.

라고 했는데 요건 뭐니? 라고  말하고 싶은 분들 -_-
 
사실 요새 여유시간이 좀 생겨서 잡 생각을 하다보니 나중에 내가 성공하면 내가 겪었던 힘들 상황들, 재미났던 상황들을 책으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억의 흔적을 남기다보니까
누군가 내가 쓴 글을 읽고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  이렇게 Jun's Job 이야기를 시작해 본다.

서론이 너무 길었네. ^^

그럼 얘기를 시작 해볼까?


흔히 Cleaner(클리너)로 불리는 청소부가 식빵이가 호주에서 구한 첫번째 일이다.

한국에 있는 사람들한테 청소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호주에서 내 직업은 청소부야라고 말하면 다들속으로(99%는) 저 녀석은 청소부하러 호주까지 간거야? 라고 생각할거같다. 물론 호주사람들도 일에 대한 편견이 있다. 근데 내가 최근에 느낀 걸로는 호주 사람들은 한국사람들보다 직업에 대한 편견이 휠씬 덜 하다는거다. 그리고 청소부라고 할지라도 나름대로 다들 자기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걸 알수 있었다. 하여튼 이 얘기는 나중에 더 하기로하고 ^^

호주에 와서 4개월이 지나 랭귀지 스쿨에도 익숙해질 무렵 남들은 다 일한다는데 나도 일을 해서 돈을 좀 벌어야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그리고 주말에 아무것도 안 하고 보내는 시간의 허무함에 일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경력도 없고 영어도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나를 써줄 곳은 냉정한 호주 사회에 단 한곳도 없었다.

그렇게 몇일동안 무작정 일을 찾던중 호주에서 제일 큰 한인커뮤니티사이트에서 청소하는 사람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연락을 했다. 그나마 청소는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이 제일 선호하는 일이었기때문에 별 무리 없을꺼라고 생각했다.

전화하니 슈퍼바이저라는 사람이 만나서 얘기하자고 하면서 오후 2시까지 Central Station 앞 벤치로 나오라고 했다. 호주와서 처음하는 잡 인터뷰라서 생각에 설레이는 마음을 안고 시간에 맞춰서 약속한 장소에 나갔다..

근데 슈퍼바이저라는사람은 만나자마자 자기 이름하고 시급 얼마주는지말하더니 대뜸 "일 할수 있겠어요?" 라고 물어보는게 아닌가. 그래서 "할수 있어요"라고 말했더니 바로 자길 따라오라는고했다.


그리고 장비를 챙기더니 쓰레기통 비우는거 한번 보여주고 구역한 바퀴 돌면서 이곳 다하면 된다고 알려주고나서 자기는 2시간뒤에 다시 온다는 말을하고 나만 남겨두고 가 버렸다. 빨간 고무장갑끼고 쓰레기통 비우고 길거리 청소하는걸 처음 해보는 나로써는 좀 당황될수 밖에 없었다. 거기다가 나한테 오늘부터 일한다는 말도 않하고 면접 보러 오라고 해놓고 무작정 일을 시키다니....-_-;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일을 시작한 식빵이.  얼굴이 좀 팔리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침착하게 일을 했고 2시간이 흘러 내가 일을 거의 다 끝마칠무렵  슈퍼바이져가 다시 나타났다. 그리곤 "처음인데 나쁘지 않하네"라는 말과 오늘  2시간은 트레이닝한거니깐 일당은 없고 이번 주말 부터 일하면 된다고 말하는게 아닌가 헉스-_-;

아니 트레이닝이면 최소한 같이해야하는거 아냐? 혼자 남겨두고 혼자 다 했는데 왠 트레이닝
. 하지만 목마른놈이 우물 판다고 억울해도 뭐 어쩔수 없는거 아닌가 T_T. 군대에서는 계급이 깡패 호주에서는 머니가 깡패 >_<

- 한때 식빵이의 일터 -

그렇게 어이 없는 2시간 트레이닝후을 마친 나는 주말 청소부로 일을하게 됐다.
일하는시간은 아침 8시부터 12시30분까지 그리고 2시간 쉬고 다시 2시부터 4시 30분까지 총 7시간씩 주말이랑 공휴일!!
하는일은 Central Station주변과 이민성 주변을 쓸고 쓰레기통 비워주고 내부 쓰레기장 뒷정리하는거였다.


*여기서 잠깐*
중간에 2시간이 비길래 2시간 비는거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집에 가서 밥먹고 오던지 알아서 때우란다 -_-;  이런 상황은 여기뿐만 아니라 한국식당에서도 볼수 있다. 이게 바로 시간 나눠서 바쁠때만 써먹겠다는 심보라는거임!!!

일은 특별히 어려운게 없어서 2주정도 하니깐 많이 익숙해 졌지만 12월초라서 여름의 찌는듯한 날씨는 정말 최대의 적이었다. 그리고 광란의 금요일밤 길거리에서 전부치면서 보낸 녀석들의 잔해를 치우는건 정말 정말  우엑~ OTL 이었다.
물론 가끔
고마운 비가 내려줘서 편하기도했지만 우비를 입고 6 ~ 7개의되는 쓰레기통을 비워줘야했기때문에 은근히 짜증도 났다.

근데 본격적으로 짜증이 났던건 일 시작한지 2주쯤 지났을 무렵이었다. 슈퍼바이져가 평일날 갑자기 전화해서 자기가 급한일이 생겼다고 일 좀 대신 해달라고 하는거였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없이 알았다고 하고 수업끝나고가서 대신 일도 몇번 해줬는데 고맙다는 말은 한번도 안하고 (고맙다는말 듣고자 하는건 아니었지만.. -_-;) 그후로도 계속 일주일 2-3번씩 평일날 전화를해서 자기 대신 일을 해달라는거였다.  이유도 정말 가지가지였다.

"몸이 아프다"

"교통사고가 났단다"
"배탈이 났다"
"두드러기가 났다"
"2도 화상을 입었단다"

위에 사유들은 내가 들었던 말중에 일부를 옮겨적은거다.

계속 핑계를 되면서 나한테 일을 맡기길래 하루는 거절하고난후 센트럴쪽으로 살짝가봤다. 그런데 2도화상때문에 병원에 당장 가야한다는 사람이 나와서 청소하고 있는게 아닌가? -_-; 그후로는 몇번 전화가 왔지만 계속 거절을했다. 그래도 계속 전화를 하는게 짜증난 식빵이!!  또 전화 왔을때 "나 원래 주말에만 일하기로하고 하는건데 자꾸 평일에 일해달라면 일 못하겠다"고 말을했다. 그후로는 일을 대신 해달라는 전화는 오지 않았다.  강하게 나갔더니 뜨끔했나? ^^

*의외의 경험*
일했던 곳 주변에 가게들이 몇개  있었는데 그중에 한국분들이하고 있는 가게도 3개 있었다.
하나 일식집이었고 다른 하나는 문구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진관...
하루는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3시쯤 일식집 앞쪽을 대걸레질하는데 일식집에서 일하는 분이 나를 부르길래...
"갑자기 왜 불러?" 이러면서 가봤더니 이거 먹고하라면서 미소 Soup하고 스시를 건내는게 아닌가
그 당시 점심도 먹은 후라서 괜찮다고 계속 사양했지만 남은건 버려야된다고 하면서 계속 받으라는거 였다.
그래서 "잘먹겠다"고하고 받았던 기억이 난다.
물론 이게 일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받은거였고 그 사람이 고용인들에게 착하고 좋은 주인인지 소위 말하는 악덕 주인인지 난 전혀 알지 못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 사람한테 외국에서 만난 한국사람의 정이 느껴졌다.


To be continued...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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