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순수한 모순1 무소유 (24) 순수한 모순 6월을 장미의 계절이라고 했던가. 그래 그런지, 얼마 전 가까이 있는 보육원에 들렀더니 꽃가지마다 6월로 향해 발돋움을 하고 있었다. 몇 그루를 얻어다 우리 방 앞뜰에 심었다. 단조롭던 뜰에 향기가 돌았다. 아침 저녁으로 물을 주노라면 모짜르트의 청렬(淸冽) 같은 것이 옷깃에 스며들었다. 산그늘이 내릴 때처럼 아늑한 즐거움이었다. 오늘 아침 개화! 마침내 우주의 질서가 열린 것이다. 생명의 신비 앞에 서니 가슴이 뛰었다. 혼자서 보기 아까웠다. 언젠가 접어 두었던 기억이 펼쳐졌다. 출판일로 서울에 올라와 안국동 선학원에 잠시 머무르고 있을 때였다. 어느 날 아침 전화가 걸려 왔다. 삼청동에 있는 한 스님한테서 속히 와 달라는 것이다. 무슨 일이냐고 하니 와서 보면 알 테니 어서 오라는 것이었다. 그 길로.. 2010. 3. 16. 이전 1 다음 반응형